세계 / Global

코로나 19가 바꾼 과테말라의 일상 (2)

- 코로나 19가 바꾼 과테말라의 일상 -

- 온라인으로 간 리테일, 폭증하는 배달 -

 

 

 

과테말라에서 첫 코로나 19 환자가 발생하고 정부의 강력한 방역 대책이 실시된 100여일이 지났다. 과테말라는 정부는 2020317 00시부터 전국에 휴업령을 선포하고 대중교통 중단, 외래진료 중단, 모든 종류의 모임 금지(스포츠, 문화, 종교), 쇼핑몰 및 식당 폐쇄 조치를 취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기관(대통령실, 중앙정부, 세관, 이민청, 항구 등), 병원, 제약회사, 호텔, 은행, 식품 판매업 등은 운영 가능 하며 제조업 공장은 경제부의 특별허가를 받은 경우에는 운영이 가능하다. 국경 역시 봉쇄되었으며 공항은 2020년 815일까지 폐쇄조치 되었다. 또한 야간 통행 금지, 차량 2부제, 일요일 전면 통행금지 등의 조치로 인해 일상 생활의 많은 부분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과테말라 일반인들의 삶을 바꿔나가고 있다


온라인으로 간 리테일

 

과테말라에서 눈에 띄는 또다른 변화는 슈퍼마켓이다. 슈퍼마켓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은 물론 체온 확인, 알코올 젤 사용이 의무화 되었다. 코로나 초기 각 업장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적외선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하고 일일이 젤을 손에 뿌려주었다. 다만,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보건 프로토콜을 위한 기기가 도입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니터에 얼굴을 위치하면 자동으로 체온을 체크해주는 열감지 카메라,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해 발로 밟으면 일정량의 알코올 젤이 분사되는 디스펜서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동시 입장 인원을 제한하기 위해 가족 당 1인만 매장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입구 밖으로 줄이 늘어섰다. 계산대의 캐셔들은 마스크 위에 페이스 쉴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업장들은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열 화상 카메라 및 손/신발 소독 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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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좌측, 가운데) 자체촬영, (우측) Industrias del Toro 웹사이트

 

초기에는 과테말라에서도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 생수, 휴지, 알코올 젤 등의 품목은 1인당 최대 3개까지만 구매가 가능했지만 점차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사재기는 거의 사라진 편이다. 다만, 과테말라 일반 소비자들은 장보기 횟수는 줄이되 한번에 구매하는 수량을 늘리는 식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 하고 있다.

 

직접 매장을 방문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슈퍼마켓들은 점차 온라인 쇼핑을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사실 과테말라 유통업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한국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whatsapp 등을 통한 판매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슈퍼마켓 체인들도 코로나 초기에는 전화 주문, 이메일을 통한 주문을 받아 배달하는 형식을 먼저 도입했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배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구매 금액에 따라 배송비를 부과하고 있으며 구매 품목 수가 적은 경우에는 당일배송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익일 혹은 그 다음 날 배송된다. 그럼에도 매장에 다녀오는 행위 자체가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고 인원 제한으로 시간도 예전보다 오래 걸리는 관계로 점차 온라인으로 배송을 받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층이 늘어나고 있다.

 

과테말라의 주요 회원제 창고형 매장인 PriceSmart의 경우는 온라인 쇼핑의 진화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초기 정부의 급작스런 주말 이동제한, 업무시간 제한, 업장 내 수용 가능 인원 제한 등으로 많은 수의 소비자가 동시에 몰리며 많은 혼잡을 빚곤 했다. 당시 PriceSmart 홈페이지는 단순히 기업 소개, 업무시간 소개, 일부 판매 상품 등의 정보만을 게재하고 있었다. 점차 고객들의 줄이 길어지고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전화 주문, 혹은 이메일을 통해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추가 비용($7~15)을 지불하고 PriceSmart 자체 배송을 받거나 매장을 방문해 입장하는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픽업을 하는 옵션 중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6월부터는 홈페이지 내에 Click & Go 메뉴를 신설해서 매장에서 픽업하는 절차에 대한 주문 과정을 전산화 했고, 7월 초부터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주문 후 배송 혹은 픽업을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이 부분에서 흥미로운 점은 배송의 경우, 우버(Uber)를 배송업체로 연계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자체 인력을 통한 배송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배송비($7~15)를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PriceSmart와의 거리에 따라 $1~5)

 

창고형 할인매장 줄 VS 온라인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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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좌측) 자체촬영, (우측) Price Smart 웹사이트

 

폭증하는 배달 

 

2018년 과테말라에 처음으로 배달 앱이 출시된 이후, 배달 어플리케이션은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 왔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배달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주요 어플리케이션은 스페인 기업 글로보(Glovo), 엘살바도르 기업 우고(Hugo), 미국의 우버이츠(Uber Eats)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중에서 글로보가 시장의 약 50%를 차지한다. 이들의 성장은 과테말라 개인사업자 등록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배달원들이 해당 서비스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개인사업자 등록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과테말라의 개인사업자 등록은 19년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배달 앱의 성장은 중소형 식당들이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체 배달원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것보다는 전문 서비스 업체에게 아웃소싱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과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식사 옵션을 찾지만 보다 편리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것에 기인한다

 

과테말라 주요 일간지 프렌사 리브레(Prensa Libre)의 글로보 지역 담당자 인터뷰에 따르면 글로보의 배달원들은 평균적으로 월 129건을 배달하고, 앱 접속 시간은 102시간이며 528달러의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이는 근로 시간당 급여로 계산하면 3.1달러로 과테말라의 최저 시급보다 24% 높은 편이다. 이에 코로나 19로 인해 근무가 어려워진 이들이 다수 배달원으로 유입되었고 동시에 이동 제한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방역 대책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들은 외식 대신 배달을 선택하고 있다.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최대한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배달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에 배달 3사는 감염을 최소화 하고자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특히 우버 이츠의 경우, 배달부가 자체적으로 마스크, 알코올 젤, 장갑, 방호복 등을 구매하면 이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주문은 과거에 비해 특정 시간에 주문이 집중되기 보다는 하루 종일 꾸준하게 주문 수요가 발생하며, 1회 주문량도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가족들이 모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함께 식사하기 위해 배달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배달 앱 가입 식당들도 4인 세트, 6인 세트, 8인 세트 혹은 아침 식사 콤보 등의 프로모션 메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또한 격리 기간 동안에는 식당보다 슈퍼마켓, 편의점, 리쿼 스토어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우버 이츠는 3~5월 기간 중 코로나 이전보다 80% 주문이 급증하면서 신규 유저 유입이 3배 증가 했다고 밝혔다. 우고의 경우 4월에는 전월 대비 60%, 5월에는 30%의 주문이 증가했으며 글로보 역시 30%의 주문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우고에서는 급증하는 주문에 대응하고자 격리 기간 중 엘살바도르에서 Hugobot 1.0 이라고 하는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배달 앱을 위한 각종 프로모션 메뉴(세트, 밀 프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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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스테이크 하우스 Hacienda Real의 세트메뉴 및 밀프렙

가운데: 베이커리 San Martin의 아침 가족 세트 메뉴

오른쪽: 커피숍 Cafe Barista의 샌드위치+커피 가족 세트 메뉴

자료: Glovo 캡쳐

 

시사점

 

과테말라에서의 온라인 쇼핑은 저 먼 미래의 트렌드에 불과했다. 가정당 인터넷 보급률은 29%에 불과하고, 소비자들은 직접 물건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을 지녔으며, 효율적인 배송 시스템이 아직 구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격리 생활, 사회적 거리두기, 철저한 개인 방역은 과테말라 소비자의 온라인 거래에 대한 경험을 반강제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들 역시 집 밖으로 나오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을 위해 최대한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소비자들 역시 과거에는 심리적으로 거리감을 느꼈던 온라인 거래를 시범삼아 사용해 보면서 온라인 거래의 편리함을 체험하고 이를 익숙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저가 스마트폰 보급이 뒷받침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과테말라의 핸드폰 보급률은 62%로 인터넷 및 컴퓨터 보급률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며, 다수의 핸드폰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 데이터 1G(1.5달러), 소셜 미디어 무제한 접속 2일 플랜(1.5달러) 등 큰 비용 지출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관 인터뷰에 응한 한국 소비재 수입 기업인 K사의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통해서 소비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판매를 유지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한 다른 기업인 S사의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을 위주로 제품을 판매해 왔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온라인 생활은 우리 한국기업들의 과테말라 진출에도 시사하다는 바가 크다. 특히 소비재의 경우, 코로나 19가 끝난 이후에도 온라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온라인 쇼핑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의 기업 이미지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온라인 접속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은 제품을 보지 않고 구매하기 때문에 또래 그룹에서의 리뷰를 더 찾아보게 되고, 온라인 상에서의 제품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종 소셜 미디어, 유튜브, 아마존 등을 통해 제품을 검색하는 것이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며, Google Translate 등 번역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스페인어-영어의 언어 장벽도 쉽게 뛰어 넘을 수 있게 되었다. 집에만 머물게 되었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과테말라 소비자들의 인식이 국경을 넘기 시작했다는 역설이 생겨났고, 온라인 판매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의 노하우가 과테말라에서도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자료: 과테말라 언론 Prensa Libre, 유통망 웹사이트 및 어플리케이션, 자체 인터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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