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내 인생을 바꾸는 대학』, 로렌 포프

맛있는두유 0 4,747 2012.05.29 22:53


일일일읽's comment :

이 책은 미국 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 볼 책이 아닙니다. 미국의 '작지만 강한', 그리고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그러나 엄청나게 매력적인' 대학들을,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여 스스로를 가꾸는 다양한 길들 속에 담긴 철학과 함께 소개합니다. 직장인이라 하더라도 이 책에 드러난 대로 미국 각지의 다양한 대학들이 저마다 얼마나 개성적인 방식으로 젊은이의 정신을 고양하고 가꾸려는지를 본다면, 누구라도 자신이 지니고 있던 가능성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내 인생을 바꾸는 대학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단순히 미국 각지의 대학들을 소개하는 책으로 볼 수도 있는 이 책은 젊은이와 그들이 지닌 가능성에 대한 애정이 철철 흐르다 못해 넘친다. 책을 조금만 읽어도 세상에는 직업훈련을 위한 대학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런 것엔 무관심한 대학도 많다는 것이 실감난다. 그럼에도 그런 학교에서 더더욱 많은 CEO, <후즈 후> 등재 동문, 사회 지도자들이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은 남다른 교육 철학이 한창 때의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책 속에는 미국에 산재해 있는 이천여개의 대학 중 선정된 40개의 대학들이 저마다 젊은이들을 어떻게 고취하고 그 가능성을 이끌어 낼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 결과로, 어떻게 획기적이고 개성적인 방식으로 학부 과정을 구성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고등학교 성적이 변변치 않은 아이들을 받아들여서 아이비리그 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바꿔놓는" 대학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들 대학의 진정한 마력은 대학의 운영 방법에 있다. 교수가 아니라 학생이 대학의 중심이며, 학생들은 자신의 교육과정에 깊이 관여한다.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수동성이란 없다. 학생과 교수는 긴밀하게 협력하며, 때로는 공동 명의로 저서를 출간한다. 이곳에서 가르침은 사랑의 행위다.


가르침은 사랑의 행위다! 각 대학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어나가 노라면, 그 40개 대학들의 중요한 공통점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더없이 강력한 공동체 의식이다. 학생들이 학교 공동체에 대해 느끼는 공고한 유대감이 그 학교의 위상을 격상시키고, 다시 그 학교의 선배와 동기들이 서로를 한가족으로 여기며 이끌어 준다.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손꼽힌 곳들은 한 곳도 예외 없이 강력한 유대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공동체의 유대를 높이는 일에 가장 많이 투자한다는 칼라마주 대학의 이야기를 접하면 누구나 그런 강력한 지적 공동체 안에서의 결속감을 경험해보고 싶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세인트존스 대학에 대한 이야기 만큼 매혹적인 게 없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미국에서 가장 지성적인 4개 대학 중 하나로 세인트존스를 꼽고 있다. 그 4개에 들어가는 또 다른 대학으로 IT계의 총아 스티브 잡스를 낳은 미국 동부의 리드 대학이 있는데, 이 곳은 신입생이 입학하는 순간부터 졸업하기까지 엄청난 양의 고전들을 읽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세인트존스에서는 아예 전공이나 선택 과목도 없이 4년 내내 '서양의 위대한 책들'(그레이트 북스)을 읽는 것만이 커리큘럼의 전부인 것이다. 교수는 없으며 대신 튜터가 있는 이곳은 진정한 학문 공동체이다.


고도의 지적인 노력이 필요한 세인트존스는 학생들을 선발한다기보다 학생들이 선택하는 학교다. 세인트존스는 지원자의 80~85퍼센트를 받아들인다.

세인트존스는 주류 대학을 흉내 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과학자와 학자, 저명한 대학원의 장학생이나 로즈장학생 등의 배출 비율이 어떤 아이비리그 대학보다 높기 때문이다. 세인트존스 동문 중에는 작가도 많다. 좋은 글의 80퍼센트는 좋은 생각에서 나오게 마련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세인트존스 대학 캠퍼스의 정경이 내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하다. 분명 나는 그런 대학을 다니며 그런 환경 속에서 공부하고 싶었다. 나는 이 책에서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 '느슨한 종합대학'을 나왔으며- 한국에 있는 학교는 카이스트나 포스텍 같은 이공계 중심 대학을 제외하고는 절대 다수가 그렇다 -, 내가 세인트존스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절대 불가능은 아니더라도, 나는 이미 그런 젊은이들의 성지를 동경할 나이는 지나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런들 어떻겠는가? 나는 여전히 책을 읽고 있으며, 세상에는 이런 대학도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아쉬움을 남기기보다는 오히려 세상이 실로 사랑이 넘치는 곳임을 드러내주는 또 하나의 증거로 기쁘게 받아들여질 뿐이다. 사랑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리도 우직하게 4년 내내 고전만 읽히는 대학이 세워지고 또 그 대학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그토록 배출되었겠는가? 갈수록 학생 간 경쟁이 치열해져만 가고 있는 한국 대학의 현실 속에서 우리도 이런 대학을 가지게 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그런데 이 책에서는 또한 '나이 든 학생이 많은' 독보적인 공립대학이라는 에버그린 대학 또한 소개한다!)


에버그린은 아주 드물게 나이 든 학생들이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가치를 인정받는 대학이다. 몇몇 교수는 이 학교의 기본적인 수업 형태인 세미나에서 나이 든 학생들이 특별한 기여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회에서 성공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토론 내용이 현실성을 띠도록 권위 있고 실제 경험에 기초한 견해를 종종 제시한다.


나에게는 세인트존스 대학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듯이, 이 책을 읽는 다른 이들에게도 분명 자신이 바라던 모습 대로인 대학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한 가지 점에서 그 내용과는 무관하게 매우 특별한 책이 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이런저런 대학 하나하나 그 특별한 점을 포착하고 찬사를 보내는 저자 로렌 포프의 태도이다. 그는 하나의 작은 대학이 한 명의 삶을 얼마나 크게 바꾸었는지를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살핌으로써 소위 대학 랭킹이란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를 드러내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각 대학마다 각 교육 철학마다 얼마나 특별하고 빛나는 것인지 실감나면서 젊음의 특권이란 이런 빛나는 정신 속에 배양되는 것에 있는 듯이 느껴진다. 물론 그 젊음은 육체의 젊음이 아닌 정신의 젊음이다. 배우는 자가 노쇠하는 일은 없으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쁨을 아는 자는 영원히 늙지 않는다. 사회적 위신이나 생존 경쟁에 이로운, 대학 랭킹에 목 매는 종합대학들보다는 각 지역사회와 학생들과 교수들 간의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공동체 의식이 돋보이는 작은 대학들이 한 사회의 건전성에 대한 지표가 되는 것이다.


햄프셔 대학 - 학과, 학년, 학점이 없고, 학생 주도로 전공 계획 설계
주니아타 대학 - 미래의 여성 과학자를 위한 학교
말보로 대학 - 하버드보다 강도 높은 지적 노력 요구
버밍엄-서던 대학 -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사회 지도자 양성
헨드릭스 대학 - 흑인 학생에게 이상적인 미국의 보석
뉴 대학 - 미국에서 가장 지적이고 학비 저렴한 대학
얼햄 대학 - 아이비리그 교수 자녀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대학
호프 대학 - 미국 학부 최고의 도서관
칼라마주 대학 - 1학년 과정이 가장 탁월한 대학
와바시 대학 - '회장', '의장' 동문이 많은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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