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즐겁게 부자되기』, 나카타니 아키히로

맛있는두유 0 4,486 2012.05.29 22:56

일일일읽's comment :

이 책만큼 오지랖 넓은 번역서 제목도 없지 싶습니다. 원제는 『도락道樂의 권유』로, 도락이란 무엇인가에서부터 도락가로서의 삶을 권유하는 내용입니다. 돈, 우정, 사랑 등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모두 도락과 연결지어 도락가로서의 생활 철학을 피력하는 이 작은 책은 세상 살이에 지친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청량제가 되어줄 것입니다.

즐겁게 부자되기 대표 이미지

도락은 돈을 주고 문화를 손에 넣는 행위이다. 그렇다면 돈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쓰지 않는 사람은 돈이 없어서 문화를 손에 넣지 못하는 사람밖에 만날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가? 그런 사람은 문화적으로 가난한 사람밖에 만날 수 없다.

이 책의 맨 앞에는 도락道樂과 도락자道樂者에 대한 저자의 정의가 실려 있다.

도락 : 어떤 일이라도 스스로 즐기는 삶의 방식. 따분한 인생을 재미있게 살아가는 재능

도락자 :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

그런데 윗 인용글에서 보듯이 저자가 말하는 도락은 정의에서 말하는 것처럼 스스로 즐거워 하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한 마디로 돈을 팍팍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 자신이 무엇에 즐거워 하는지를 알아 그곳에만 쓴다는 것이지 낭비하며 사치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달리 말하면 만족의 기준을 자신에게 두고, 남에게 그럴듯한 사람으로 보이면서 만족감을 얻는 삶을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정도만 해도 이 책의 주요 내용에 대해 충분히잡을 수 있다. 하지만 본래 이런저런 삶의 철학에 대해 말하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삶의 세부적인 요소에까지 적용해서 어떻게 볼 것인가하는 문제까지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은 드문 법이다. 그런 점에서 이미 이 책의 저자인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신뢰 받는 저자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주제인 돈과 남녀 관계에 대한 저자의 시선을 살펴 보자.

부자가 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세상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거나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여기서 저자는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거죠?'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하지 않는다. 독자를 설득하려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이런 삶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진다. 그래서 원제에도 '권유'란 단어를 쓰는 것이리라. 비단 이 책만 아니라 나카타니 아키히로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어떤 점이 있는데, 애초에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죠? 날 좀 설득해 봐요.'하는 사람을 위한 책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책에서는 아예 그런 사람은 성공의 문턱조차 밟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저자의 성향을 감안해서 책을 읽어 나가야 한다. 저자의 독특한 부자론은 계속된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을 때는 메뉴 옆에 쓰여 있는 금액에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십만 원짜리 최고급 스테이크나 시가(時價)라고 쓰여 있는 생선회는 주문하지 못한다. 그리고 언젠가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면 반드시 그것을 먹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막상 부자가 되어 어떤 음식이든 주문할 수 있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때는 여러 가지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한 가지 음식만을 주문하게 된다. 더구나 그것은 결코 비싼 음식이 아니다.

언젠가 비싼 음식을 주문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주머니에 돈이 없을 때뿐이다. 막상 돈이 생기면 비싼 음식에 대한 만족도보다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자라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제시하면서 권유하는 것이다. 이제 남녀관계에 대한 문제로 넘어가보자. 책 속에서는 저자가 불륜이나 양다리를 옹호하는 듯이 말하는 내용도 있어서 아슬아슬한 내용도 있지만, 애초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모든 것을 바치는 도락가니까 라고 하면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도락의 관점에서 남녀관계를 보는 저자의 시선은 신선한 면이 있다.

카지 노를 찾는 이유는 돈을 잃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잃은 돈을 보충하고도 남음이 있을 만큼 충분히 즐겼기 때문에 또다시 찾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도락이다.

남녀관계도 똑같다. 여자를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은 여자에게 차인 순간, 곧바로 다음 여자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여자에게 차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여자를 좋아한다고 할 수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냉정하게 판단하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의 애인이다. 만약에 상대가 돈을 쓰지 않고 즐겁게 해주지 않으면 가장 먼저 떨어져 나가는 사람이 애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인이 있다는 것은 애인이 납득할 정도로 돈을 쓴다는 것이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한계 상황에 이를 때까지 사용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도락이다.

한편 저자는 친구 관계에 대해서도 도락의 관점에서 '썰'을 푸는데, 돈을 버는 사람끼리는 라이벌이 되지만 돈을 쓰는 사람끼리는 친구가 된다는 것이 요지다. 시종일관 도락의 관점으로 세상사를 보는 이 책은 새로운 관점을 접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유용성은 지닌다. 니체는 인간의 삶에는 두 마리 용이 지배하고 있는데 각각의 이름은 '해야 한다'와 '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런 당위성의 세상에서 벗어나 도락가로서의 삶을 영위하길 강하게 권유하는 이 책은 인간 본위적인 삶의 회복이란 관점에서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책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의 번역서 제목(『즐겁게 부자 되기』)은 너무했다. 아마도 이 책이 국내에 출판되었던 2002년도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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