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Movie

9중대 : 누구나 느낄 수 있다면 나는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9중대 9th Company , 2005
요약 핀란드, 러시아, 우크라이나 | 액션, 전쟁 | 2007.09.13 | 15세이상관람가 | 138분
감독 표도르 본다르추크
출연 아서 스몰랴니노프, 알렉세이 차도프, 콘스탄틴 크류코프, 이반 코코린 
홈페이지 www.9rot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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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로망과 후회, 군대
앞서 미 해병대원이 제 1차 걸프전에 참전해서 겪은 정신정 공황을 그린 "자헤드(Jarhead)"가 있었다. 이야기 구조는 그 영화와 비슷하다. 하긴 처음부터 강한 사람이었다고 설명하면 영화에 공감을 하지 못하겠네.
미국이든, 한국이든, 구소련이든, 아프리카든, 지구 상 남자라는 족속은 군대에 열광한다. 뼈속깊이 평화주의자가 아닌 한, 제복과 무기에 열광하지 않는다면, 남자가 아니다!
큐브릭 감독의 "Full Metal Jacket"처럼 훈련소 장면을 전반부에 깔고 후반부에는 실전 배치된다. 웬만한 전쟁영화가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게, 전반부 훈련소 장면에서 전우애라는 과감한 공감씬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이런 공감씬은 후반부 전투 장면에서 온몸에 전율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 영화도 그다지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국방홍보영화 "배달의 기수"와 "람보" 이후로, 영웅적 전투씬 뒤에는 팔다리가 떨어지는 처참한 장면이 나오기 마련이다. 특히, 전쟁터에 나간 군인은 24시간 긴장을 하고 살기 때문에 조그만 충격에도 한바퀴 획 돌아버릴 가능성이 크다. 영화 속에서도 같이 훈련받았던 전우가 타 부대로 갔다가 해당 부대가 전멸당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아 패닉에 빠진 장면이 나온다.

이제는 망령이 된 "위대한 공화국 군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유라시안 평원을 거침없이 달리며 나치의 하켄 크로이츠를 짓밟던 붉은 군대. 그 영광은 중앙아시아 산악지대에서 박살이 났다. 세계를 위협하던 파시즘의 군대도 물리쳤고 미국과 함께 세계의 군비 경쟁에서 당당히 큰 좌석을 차지하고 있던 붉은 군대가 아프카니스탄의 바위산에서 여지없이 쓰러졌다.
영화 속에서는, 붉은 군대가 다른 나라 군대와 특별하다는 걸 보여주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교관, 훈련소 근처의 처자와 서로 돌리는 병사들, 홀로 마을 속에 들어가 두려움 속에서 빠져 나오는 병사(이게 미국 영화와 차이점인 듯. 미국 영화는 들어가면 마을 주민들이 모두 환영해 준다.).
죽여도 죽여도, 오히려 죽음을 천당가는 방법으로 알고 있는 무자헤딘과 싸우는 붉은 군대. 유일하게 살아남은 병사가 마지막에 ㅇㅡㅄ조리는 내용은 21세기에는 망령이 된 붉은 군대에서 청춘을 바친 동료들을 회상한다.

아프카니스탄, 알렉산더의 땅에서
"불타는 아프카니스탄(다른 제목은 비스트(The Beast))"이란 영화가 있다. 그 영화는 미국의 시선으로 아프카니스탄에 참전한 붉은 군대와 아프카니스탄 주민과의 전투 및 대화를 그렸다. 그리고 이 영화 9중대는 순수히 러시아인의 시선이다.
의문이 든다. 아프카니스탄 사람들은 어떻게 전쟁을 보았을까. 그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미 이천년전, 알렉산더가 불쑥 침입하여 자기 이름을 딴 도시(칸다하르. 알렉산더의 이름은 이스칸다르인데, 알렉산드리아는 여기서 칸다하르가 된다.)를 세웠다. 근대화 시기에는 영국인들이 불쑥 침입하여 러시아 제국을 막는답시고 휘젓고 다녔다.("나는 왕이로소이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시기 이후에는 미국 애들이 들어와서 온 나라를 폭격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또 의문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니 어떻게 아프카니스탄인들은 AK-47소총과 대전차 로켓포를 많이 가지고 있을까. 누가 저렇게 많이 주었을까. 미국에 베트남이 있다면 소련에는 아프카니스탄이 있다.
어쩌면 신과 가장 가까운 땅이었을 아프카니스탄에는 동양과 서양이 충돌하여 만들어 놓은 거대한 파괴의 소용돌이가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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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즈베즈다(2002)"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는가. 그 영화에 보면 몽골리안이 한명 나온다. 그 몽골리안(알렉세이 크라브첸코)이 이 영화에도 나온다. 이것저것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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